우수사례(국내)
[인터뷰] 함께 크는 서대문부모협동조합의 공동육아, 콩세알어린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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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서울시협동조합지원센터(운영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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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8


[인터뷰] 아이는 하나의 우주… 다른 세계를 대하듯 바라보아야

서대문부모협동조합의 콩세알어린이집

김아름 홍보이사


[사진1] 콩세알어린이집 김아름 홍보이사/ 사진= 고선영 청년기자



홍제천을 따라 걷다보면 어디선가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린다. 서울시 홍은동에 위치한 콩세알어린이집 놀이터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다. 콩세알 어린이집은 2012년 서대문부모협동조합에서 운영하는 국내 첫 번째 부모협동조합 어린이집이다. 2012년 서대문구청과 마을기업 협약식을 체결하고 2013년 부모협동조합 어린이집 <콩세알 어린이집>이 인가되었다.

김아름 홍보이사는 "지인을 통해 사람냄새나고 원장님도 좋은 어린이집이 문을 닫을 위기에 처했다고 들었다"며 "어린이집을 살리기 위해 부모들끼리 협동조합을 만들었다."고 설립 계기를 말했다.

'콩세알' 이라는 이름은 농부가 씨를 뿌릴 때 심은 '새 한 알(하늘), 벌레 한 알(땅), 사람 한 알' 콩 세 알을 뜻한다. 아이들도 자연과 함께 알콩달콩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붙여진 이름이다.

콩세알어린이집은 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부모들이 같이 모으는 형태다. 원아 입학 시 조합원으로 등록해 출자금을 내야 한다. 졸업이나 피치 못한 사정으로 탈퇴 시 그 중 일부는 기부로, 일부는 떠난 시점에서 2년 후부터 반환 받을 수 있다.

자세한 어린이집의 활동과 조합의 운영을 알아보기 위해 콩세알어린이집의 김아름 홍보이사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음은 김아름 홍보이사와의 일문일답.

[사진2] 서울시 홍은동에 위치한 콩세알어린이집/ 사진= 고선영 청년기자

 

Q. 콩세알어린이집은 어떻게 입학하나요?

- 먼저 홈페이지 가입 후 등원문의/대기자 신청 게시판에 문의글을 작성한다. 이후 서대문부모협동조합과 공동육아에 대한 심층 교육설명회를 들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아이와 부모 및 주양육자가 참석해 가족면접을 진행한다. 콩세알어린이집은 아이가 입학함과 동시에 가정도 조합원의 일부가 되는 곳이기 때문이다. 아이의 활동만큼이나 공동체 속에서 아이를 키우는 것, 그리고 부모의 성장 역시 중요하게 여긴다.

Q. 콩세알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활동은 무엇인가?

- 나들이가 매우 중요하다. 아이들은 등원 후 짧게는 놀이터에서, 길게는 홍제천이나 지역사회로 매일 나들이를 간다. 홍제천에서는 사계절이 어떻게 지나가는지를 온 몸으로 느낄 수 있다. 봄이 되면 꽃잎을 보고, 여름에 비가 많이 와서 천이 불어나면 징검다리 돌담길에 엎드려 낚시하기도 한다. 가을에는 낙엽을 모아서 미술작품을 만들고, 겨울에는 얼음판에서 놀거나 눈사람을 만든다.

Q. 다른 어린이집과 차별화되는 콩세알어린이집만의 특징은 무엇인가?

- 먼저 교사들에게 시간적, 심리적 여유가 있다. 국공립 어린이집의 경우, 혼자서 돌봐야되는 아이들이 대략 20명 이상이다. 한 명 한 명에게 일일이 대처할 수 있는 여력 자체가 없다. 콩세알에서는 일상적으로 3명의 교사가 8명의 아이를 본다. 아이들 간에 분쟁이 생겼을 때 한 명의 교사가 잠시 아이들을 데리고 있고, 나머지 교사가 갈등이 있는 아이들과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여유가 있다.

그리고 콩세알어린이집에서는 아이의 하루 일과를 적는 '날적'을 쓴다. 부모들은 집에서의 아이의 하루 일과를, 교사들은 어린이집에서의 아이의 하루를 써서 서로 보내준다. 하나의 소통창구가 되는 거다.

Q. 별칭과 평어를 사용하는 것도 독특했다. 여기서 오는 문제는 없는가?

- 콩세알어린이집에서는 아이가 선생님한테 "나라, 나라는 주말에 뭐 했어?"라고 물어본다든지, 다른 부모한테도 "달콩 왔다. 달콩, 나도 안아줘"라고 얘기를 한다. 평어를 사용하면 아이들이 친구를 대하듯 자연스럽게 자기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된다.

사실, 예의는 평어를 쓰는 관계에서도 지켜져야 되는 부분이다. 이 안에서 아이들이 경험하는 것은 '내가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받는다는 것'이지 '아무에게나 반말을 해도 된다'는 아니다. 예의 없는 태도에 대해서는 당연히 교사가 제지를 하고 "그런 표현 말고, 하고 싶었던 말을 친구한테 다시 해볼까?"라고 이야기를 한다.

[사진3] 콩세알어린이집의 놀이터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 사진= 손민지 청년기자


Q. 원훈을 보니 '더불어 성장하는 어른'이다. 어른들 입장에서 아이들에게 또 어떤 것을 배웠나?


- 얼마 전, 한 아이가 교사한테 가서 "○○이가 지금 힘든 것 같으니까 네가 좀 도와줘야겠어"라고 했다. 그래서 교사가 "근데 왜 그 얘기를 소곤소곤 말해?"라고 하자 아이가 "좋은 이야기는 크게 말하고 그런 이야기는 원래 소곤소곤 말하는 거야"라고 얘기했다고 한다. 아이들은 굉장한 철학가다.

또 나와는 다른 부모의 육아 방식에 대해서 배우기도 한다. 당연히 부모들끼리 연령 차이, 경험 차이가 있다. 나는 겪어보지 못한 경험을 갖고 있는 부모와 상호작용을 통해서 배워나가는 거다.

Q. 행사나 활동들의 부모님들의 참여도가 어떤 편인지.

- 조합원들 사이에는 물리적인 시간 차이가 있기 때문에 모든 가정이 품을 보태는 정도가 같지 않다. 그래서 '할 수 있는 사람이 할 수 있을 때 더 한다'가 돼야 한다. "제가 평소에 잘 못했으니까 아이들 나들이 간식 준비는 휴가내서 할게요"처럼 '하겠다'는 마음이 있으면 방법과 시간은 찾아진다.

육아를 전담하는 아빠들도 있다. 콩세알은 육아에 적극적인 아빠들이 올 수 밖에 없는 곳이다. 입학 시에 부모가 모두 참여가 가능한지 꼭 물어보기 때문이다. 작년의 경우 아빠들의 육아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아빠 어디 가'라는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주말에 아빠들만 아이를 데리고 만나는건데, 같이 수영장을 가기도 하고 피크닉을 하기도 했다.

Q. 듣다보니, 콩세알은 부모를 위한 공간이 되기도 하는 것 같다.

- 맞다. 콩세알을 통해 동네에서 슬리퍼 신고 만날 수 있는 친구가 생긴다. 아이 친구네 집에 놀러 가는 마실 문화도 있다. 바쁠 때 아이를 맡기기도 하고, 각자의 집에 초대하기도 한다. 처음에는 다들 이런 문화를 어색해 했는데, 함께 어울리며 금세 적응하더라.

Q. 육아 팁을 소개한다면?

- '팁이 없는'육아가 팁이다. 아이의 주도성과 자율성을 해치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아이에게 "어디 가자!"가 아니라 "어디 갈까?"하고 묻는다. 아이들끼리 갈등이 생길 때도 나서서 중재하지 않는다. 스스로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많은 아이디어를 얻기 때문이다.

Q. 어른들이 아이들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 아이를 한 우주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다른 세계를 대하듯이 아이를 바라보고 이야기를 듣는 거다. 그렇게 존중 받은 아이는 다른 사람을 존중할 줄 안다.

Q. 콩세알 어린이집의 비전 혹은 목표는 무엇인가?

- 먼저 아이들이 어릴 때 즐겁게 놀아야한다는 인식이 보편화됐으면 한다. 놀이가 뇌의 힘을 키운다. 아이들은 충분히 바깥에서 놀아야 되고 자기를 존중하고 사랑의 눈길로 도와주는 어른들 안에서 자라야 한다. 그렇게 자란 아이가 사회에 더 많은 변화를 줄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콩세알은 아이들이 안정감을 느끼며 행복하게 성장하는 어린이집이 됐으면 좋겠다. 동시에 부모들이 조합 안에서 서로의 온기 속에서 같이 성장했으면 한다.


글/사진. 고선영(서울시 협동조합 청년기자단 9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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